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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사람은 왜 하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것에 관심을 보였고, 그걸로 어떻게 신인 작가상을 받을 수 있게 됐는지, 그게 궁금했어. 난 그것도 능력이라고 보거든. 누가 무엇을 볼까, 무엇을 누가 볼까, 무엇을 언제 쓸까, 무엇을 어디에 쓸까, 무엇을 어떻게 쓸까, 무엇을 왜 쓸까, 그 사람이 했을 법한 고민들을 해봤어. 왜 자신은 작가가 되어야 했는지, 그리고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야 했는지, 혹시나 작품을 만들었다면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그런 것들."
"과거의 자신이 잘못해 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수정할 수 있는데, 바로 눈앞에 잘못된 것이 보여도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
“음… 영철아, 이건 너를 빗대어하는 얘기가 절대 아니야. 전에 롯데월드에 갔을 때, 인당 8만 9천 원을 주고 프리미엄 티켓을 샀어. 놀이 기구 10개를 줄 서지 않고 탈 수 있는 티켓이지. 한 시간씩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나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걸 느꼈는데 그들 중 과연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까, 아니면 ‘나도 소득을 올려서 꼭 저 티켓을 사야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까?” “솔직히 줄 안 서고 타는 사람들을 봤을 때는 새치기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저 사람들은 돈 많다고 줄도 안 서나 하고 말이야.”
"사람들은 '성공하고 싶다'에서 더 구체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라고 목표를 재설정하지만, 아무리 목표를 바꾼다 해도 과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인생 또한 절대로 바뀌지 않지."
“미안한데, 영철아. 다들 핑곗거리를 하나씩 만들어. ‘늦었다, 나이가 많다, 시간이 없다, 바쁘다, 몸이 아프다’ 등등, 그런 핑곗거리들 말이야.” 약간 기분이 나쁘다. 핑계가 아니라 진짜로 늦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수 접고 들어가본다.
“그래, 핑계 안 만들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단 뜻이지?”
“물론이야. 우리 인생은 길어.”
영철은 속으로 ‘인생이 길기는! 짧기만 하지’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먼저 배운 다음에 시험을 보고, 인생은 먼저 시험을 보고 나서 배워. 배운 것을 외워서 시험 보는 학교와 는 달리 인생에서는 마음먹기에 따라 의식을 확장하고 사고를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누구나 부를 얻기 위한 욕망이 가득하고, 심지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어."
"방법? 뭔데?"
"더 벌고, 덜 쓰고, 잃지 않는 것."
“무인도에 갇혔을 때, 나는 나무들을 하나씩 엮어 뗏목을 만들려고 했어. 사람들은 구조대가 올 것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나는 계속 만들었지. 뗏목이 만들어졌을 때 같이 타고 가자고 제안했지만 위험해 보인다며 아무도 타지 않았어. 혼자서 열심히 노를 저어 가는데 저 멀리 돛을 달고 가는 배가 보였어. 훨씬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았지. 그때부터 옷과 이불을 넓게 펴서 돛을 만들기 시작했어. 추웠지만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만 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했지. 결국 돛은 완성되었고, 생각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어.”
“무인도는 무엇을 뜻하는 거야? 직장을 뜻하는 거야?”
“아니, 현재의 나.”
“그럼 뗏목은… 그랜저?”
“아니. 종잣돈, 지식, 지혜.”
“돛은?” “자산.” “목적지는?” “자유.” “흠.”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그것을 내 자아, 인생, 존재 이유 같은 내면의 공간에는 투여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주는 그 과제만 해결하면 되거든."
"어떻게 그게 가능할 수 있지?"
"관조적 태도, 관조적 시선, 그리고 관조적 삶."
관조 :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봄.
"부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 마음, 행동, 이 세 가지가 일치해야 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한다'지만, 마음은 '하기 싫다', 행동 역시 '안 한다'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 그다음 단계는 생각은 '한다', 마음은 '하기 싫다', 행동은 '꾸역꾸역 한다'야. 그러면서 뭐라도 하지만 이게 지속되면 오래가지 못해. 그래도 어떻게든 하다 보면 마음이 '하기 싫다'에서 '하고 싶다'로 바뀔 수 있지."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만 파는 거예요. 보통 장사가 안 되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서 끼워 팔려고 하지만 그건 장사의 본질과는 다른 방향이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나도 좋아하고 손님들도 좋아하는 것,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게 장사의 핵심이죠."
"그런데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사람들은 왜 여기를 찾아오는 걸까요? 줄까지 서가면서요."
"요즘 식당 가면 사진 찍기 좋게 예쁘게 나오잖아요? 그런데 문제가 뭐냐 하면 양이 적어요. 전 그냥 단순해요. 맛있게 만들고, 푸짐하게 주는 거예요. 성공의 비결이 크고 대단한 건 줄 알지만 사실 이런 기본의 차이거든요."
"많은 살마들이 시작할 때 '어떻게 하면 잘 팔아볼까',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해 먼저 생각하지. 그게 틀린 건 아니지만 순서가 잘못됐어."
"그럼 뭐부터 해요?"
"무엇을 줄 수 있을까부터 생각해야 해.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줘야 상대방도 나에게 그에 합당한 것을 준단다."
"선물을 돌리거나 아니면... 밥 사주는 거요?"
"고객이 원하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줄 수 있어야 해. 나는 늘 생각하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중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고객들이 내게 비용을 지불한 게 아깝지 않다는 것을 넘어 감동을 주려면 무엇을 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란다. 하지만 살마들은 '인풋' 대비 '아웃풋'을 계산하면서 손해는 보지 않으려고 하지. 장사라는 것은 아주 단순한 원리야. 고객들이 돈을 쓸 때 아깝지 않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가치를 제공하면 되거든."
"아버지는 투자와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두려웠던 게 뭔가요?"
"나태해지는 것, 자만해지는 것, 이 두 가지였어."
"성공했다고 알려진 사람을 보면 위대해 보이지만 사실 위대한 사람은 없어. 용기를 가지고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를 향해 도전하는 행위가 위대한 거야. 그렇기에 마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행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지.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도달해야 하는 멀리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것, 그 경험과 과정 자체가 성공이란다."
“광현아, 나 어렸을 때 아빠가 나한테 했던 질문이 있어.” “무슨 질문?”
“‘달에는 누가 살까?’라고 물어보셨어.”
“달에는 암스트롱이 살지. 앗, 노잼이다. 미안. 뭐라고 대답했는데?”
“속으로는 달토끼가 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입으로는 그런 게 어딨냐고 말했지.”
“푸하하, 뭐야. 아저씨는 뭐라고 하셨어?”
“아빠는… 달에는 너희 아버지, 광수 아저씨가 산다고 하셨어.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가 없다고….”
“…그랬구나.”
“그런데 우리 아빠는 손만 뻗으셨지, 날아오르기 위해 도움 닫기조차 안 하셨던 거야.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잖아?”
광현은 대답 없이 듣고만 있다.
영현은 하늘을 밝히고 있는 노랗고 동그란 구슬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한다.
"그 뜻은 우리도 저 달에 충분히 닿을 수 있다는 얘기지. 그런데 요즘 아빠가 조금 달라지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