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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의 속마음이 나온다.
"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 줄 알아? 공감과 협업이야. 본인이 아무리 잘났어도 공감도 못하고 협업을 할 줄 모르면 조직원으로 적합하지 않아. 선후배들, 옆 팀, 다른 사업부와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게 조직에서는 중요한데 말이야. 하 자네는...."
"자네는 너무 눈과 귀를 닫고 있어. 많이 보고 많이 듣고, 그리고 그것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 들이는 게 중요해. 스스로 후배나 선배들 얘기를 잘 듣는지 한 번 생각해 봐. 조직이라는 건 잘 어우러진 샐러드 같아야 해. 샐러드에다가 콜라를 뿌리면 어떻게 되겠나? 콜라 맛 때문에 샐러드가 엉망이 되겠지. 김 부장 자네가 콜라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
"원칙이 고지식으로 변하면 안돼. 효율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게 유연해야 할 필요도 있어. 김 부장처럼 열심히만 하는 사람들은 널렸어."
"인생은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선택의 연속이야. 너 출근할 때 생각해 봐.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 내려갈까, 그냥 서 있을까 고민하지. 저 멀리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으면 뛸까, 그냥 다음 거 탈까 고민하잖아. 뛰어가서 봤는데 사람이 많아. 그러면 다음차 탈 걸, 그러지. 다음 차에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는데 말이야. 자, 열차에 탔어. 좌석이 하나 남았는데 옆좌석에 덩치 큰 남자가 있어. 좁아도 앉아 갈까, 그냥 서서 갈까 고민하지. 만약에 앉았는데 옆의 덩치남 때문에 불편해. 그러면 그냥 서서 갈 걸, 그런 생각들 거 아니야? 반대로 서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냥 서 있었어. 그런데 사람들이 많아지고 점점 다리가 아파지면 그냥 불편해도 앉아서 갈 걸, 할 거 아니야.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따르기 마련인데 애초에 그 후회를 할 필요가 없어. 아무도 답을 모르거든.'
의사는 숨을 고르고 다시 말한다. “남은 삶을 생각해 보세요. 젊었을 때처럼 도전적으로 받아들이느냐, 그저 과거만 회상하면서 한탄하고 후회하며 죽음만 기다리느냐,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김 부장님 몫이고요.” 김 부장은 이제야말로 의사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린다. 이 젊은 의사가 지금 자신에게 인생 충고를 하고 있다. 심지어 틀린 말이 없다. 사기꾼이 아님이 확실하다. 빽으로 의대 들어간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