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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오늘의 시선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나는 영화를 사랑한다.'

 

영화가 보고 싶었고, 극장에 갔다. 매일 영화를 보고, 퇴근 후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극장이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이었다.

 

직장보다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닫게 됐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느낌은 '존재의 이유'를 만들어준다는 것. 사랑하는 상대가 생기면 근거 없는 용기가 생긴다. 그 용기와 믿음은 다음 행동의 근거가 된다.

 

'그냥 좋아해서 했고, 우연을 따라가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다'고. 그래서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여전히 영화를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고 나면, 두려울 게 없어진다.

 

'행복'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수영장에서 마음껏 좌우로 수영을 하는 아이의 모습. 영화 <4등>(2015)의 한 장면이다. 레일이 여전히 그어져 있지만, 준호는 좌우로 자유롭게 헤엄친다. 결승점에 도착한 준호는 고개를 들어 전광판 순위를 쳐다본다. 사실 성적 보다는 스스로 무엇이 행복한지 느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내 주변에 그어진 레일을 치워버리면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더 잘 보인다.

 

<행복한 라짜로>가 후일 비평가 사이에 걸작이 될 수 있는 영화라면, <교실 안의 야크>는 누군가의 인생 영화가 될 수 있는 영화예요.

 

우린 아름다운 순간을 인터넷에 남기려고 애쓰지만, 정작 우리가 아름다운 순간은 카메라 뒤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몇 번이나 머리통을 감싸는 나, 매일 같은 하루지만 오늘도 출근길에 나서는 당신, 월터가 그토록 찾은 <라이프> 마지막 호 표지 사진처럼.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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